언어로 보는 성경보기
대체적으로 구약 성경은 히브리어로 기록된 문서입니다. 여러 인물을 거론할 수 있겠지만, 나는 모세와 다니엘이야말로 언어적 관점에서 보면 매우 탁월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세는 글로벌 인재의 모형입니다. 그는 생후 3개월 동안 어머니와 함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왕의 딸이 목욕하러 하수로 내려갔다가 우연히 그를 물에서 건져내어 아들로 삼았습니다. 그때부터 그는 이중교육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삯을 받고 젖을 먹였던 이는 다름 아닌 그의 어머니였기 때문에 요게벳은 틀림없이 히브리식 교육으로 어린 모세를 양육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애굽의 스타일로 교육을 받았어야만 했습니다. 모세는 히브리어도 이집트어도 능숙하게 구사했습니다.
이 때문에 하나님께서 오경, 즉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를 기록함에 있어 저자로 모세를 지목하셨다는 것은 결코 지나친 추측이 아닙니다. 또한 이집트의 바로 왕 앞에 가서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기를 내 백성을 보내라 그러면 그들이 광야에서 내 앞에 절기를 지킬 것이니라 하셨나이다”(출5:1) 하는말씀을 이집트 말로 전했을 것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보면, 언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새삼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또다른 인물로는 다니엘을 언급할 수 있습니다. 다니엘은 바벨론 포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 느부갓네살 왕은 유대의 유능한 인재들을 불러들여 왕궁에서 섬기도록 하였는데, 그 중의 한 명이 바로 다니엘입니다. 그는 3년 동안 갈대아 사람의 학문과 방언을 배웠습니다(단1:4). 그리고 그 기간 후 왕 앞에 나아갈 때에는 아람어로 소통해야만 했습니다(단2:4). 다니엘은 장차 일어날 일들에 대한 예연을 아람어로 말했을 것입니다.
구약성경은 다문화 배경입니다. 이스라엘의 역사는 압제의 역사입니다. 기원전 922년에 이스라엘이 분단되면서부터 비극은 시작되었습니다. 722년에는북왕국이 앗수르에 의해 멸망당했고, 587년에는 남왕국이 바벨론에 의해 멸망당했는데, 이는 언어에도 상당할 정도로 변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이뿐 아니라, 539년 이후에는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았고, 333년부터는 그리스의 압제를 받았으며, 64년부터 예수님 탄생 당시까지는 로마가 이스라엘 영토에 군림하고 있었으므로 이스라엘에는 여러 나라 말이 통용되었습니다.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이런 배경 가운데서도 구심적 선교(centripetal mision)를 이루어가셨습니다. 이러므로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하나님 뿐만 아니라, 열방의 하나님이심을 알리셨던 것이지요. 이같은 공식이 구약성경에서는 가끔 발생하지만, 신약 시대로 넘어가면서 그 범위가 땅끝으로 확대됩니다. 이제는 모세 또는 다니엘과 같은 소수를 통해 하나님이 증언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믿는 자들을 통해 열방에 선포되는 때가 다가오게 된 것입니다.
묵상 소개
대체로 구약은 히브리어로, 신약은 헬라어로 기록되었다고 합니다. 즉, 성경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전달되었습니다. 언어의 장벽이 점점 무너지고 있는 글로벌 시대에 성경을 언어적 관점에서 보는 것은 세계 선교를 꿈꾸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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