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앞에 섰을 때보기

그리스도 앞에 섰을 때

10 중 9 일째

제사보다 순종을

이스라엘의 처음 왕 사울이 실각하게 되는 불행한 이야기가 있다. 사울은 인물이 준수하고 키가 장대하기는 했지만 사려 깊지는 못했다. 그런 인물이 아버지가 잃은 나귀를 찾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제사장 사무엘의 눈에 띄어 생각지도 못한 왕이 되었다. 게다가 아직 왕권이 확립되기 전인 과도기여서 불가피하게 제사장 사무엘과 권력을 양분한 상태로 그가 하는 일이라곤 장정들을 이끌고 싸움터에 나가는 정도였다. 그래서였는지 사무엘은 사울에게 왕으로 기름 부을 때 왕(멜레크)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지도자’ 혹은 ‘영도자’(나기드)라는 말을 쓴다.

그런 사울이 왕이 되어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처음 가졌던 마음이 퇴색하게 된다. 블레셋과의 싸움에 앞서 제사장이 드려야 할 번제를 자신이 드리는가 하면, 아말렉을 물리치고 자기 이름을 높이기 위해 기념비를 세우기까지 했다. 이런 사울에게 사무엘은 경고한다. “여호와께서 나를 보내어 왕에게 기름을 부어 그 백성 이스라엘 위에 왕을 삼으셨은즉 이제 왕은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소서”(삼상 15:1). 그럼에도 사울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생각은 안하고 변명으로 일관했다. 그런 사울에게 사무엘은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수양의 기름보다 낫다”고 말한다. 마침내 사무엘은 최후통첩을 하게 된다(삼상 15:23). 처음에 자신을 작은 자로 여겼던 사울은 변하였고, 결국 불순종으로 인해 실각되는 비운을 초래한 것이다. 사울은 기름부음 받을 때 하나님의 영이 임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그는 온전히 영의 사람이 되지 못했다.

우리에게는 ‘순종’이 아닌 ‘제사’로 자신의 믿음을 확증하려는 어리석음이 있다. ‘나는 기름 부음 받은 사람’이라는 회상(기억) 역시 마찬가지다. ‘말씀에 순종하라는 것’은 말씀을 회상만 하지 말고 주님과 온전히 합일하라는 것이다. 말씀을 아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기름부음 받은 것만으로도 안 된다. 주님과 온전한 합일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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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소개

그리스도 앞에 섰을 때

우리에게 참 자유를 주시는 분은 오직 그리스도 예수 한분 뿐이십니다. 본 묵상을 통해 주님 앞에 서서 그분이 주시는 기쁨과 자유를 충만히 누리는 여러분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묵상 이미지는 사진작가 박헌님이 제공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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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삼일교회 담임이신 하태영 목사의 칼럼에서 발췌, 편집했습니다. 이 자료를 제공해 주신 삼일교회 하태영 목사께 감사드립니다. 묵상 내용에 관해 더 알고 싶은 것이 있으시면, 삼일교회 홈페이지 http://www.samilprok.org 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