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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앞에 섰을 때

10 중 3 일째

목마름의 현실 앞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인 가나안을 향해 이동 중일 때, 그들의 꿈과 이상은 고상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마실 물이 없어지자 그들은 모세를 원망하며, “어찌하여 우리와 우리 자녀들과 가축들을 목말라 죽게 하느냐”(출 17:2)며 불평하기 시작했다. 모세로서도 뾰족한 수가 없으니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우리는 이 장면에서 ‘현실’을 절감한다. 우리의 꿈과 이상이 아무리 고상할지라도 당장 마실 물이 없어 목이 타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물이고, 이것이 바로 ‘현실’이다. 다툼은 ‘이상’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온다. 이상은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것이며, 노력하지 않고도 말할 수 있고, 책임지지 않고도 예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누구에게나 치열하게 다가온다. ‘현실’은 얻으면 살고 잃으면 죽는다. 그래서 삶의 현장에는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목마름의 현실은 믿음과 불신을 가르는 분기점이 되는 것이다.

목마름의 현실 앞에서 우리가 유념할 것이 하나 있다. 백성들은 모세와 다투었고, 모세는 하나님의 현존을 애타게 기다렸다. 백성들과 모세, 이 둘 사이의 간격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넓다. 모세는 하나님의 현존에 자신을 복종시키며 신실하신 그분의 뜻을 기다렸던 반면, 백성들은 오로지 눈앞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욕망으로 하나님을 외면하고 원망했다. 하나님을 외면하는 것은 평화를 외면하는 것이요, 이웃과 조화롭게 사는 걸 외면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결국 승자독식과 억압과 착취와 배제와 전쟁의 길뿐이다.

예수께서는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요 7:37)고 말씀하신다. 다툼에서 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근원(구원)에서 답을 구하라는 것이다. 구원은 내 영혼이 평화를 누리는 길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이웃과 세계가 다툼을 그치고 평화를 누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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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소개

그리스도 앞에 섰을 때

우리에게 참 자유를 주시는 분은 오직 그리스도 예수 한분 뿐이십니다. 본 묵상을 통해 주님 앞에 서서 그분이 주시는 기쁨과 자유를 충만히 누리는 여러분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묵상 이미지는 사진작가 박헌님이 제공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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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삼일교회 담임이신 하태영 목사의 칼럼에서 발췌, 편집했습니다. 이 자료를 제공해 주신 삼일교회 하태영 목사께 감사드립니다. 묵상 내용에 관해 더 알고 싶은 것이 있으시면, 삼일교회 홈페이지 http://www.samilprok.org 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