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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옛말이 있다. 이를 테면, 부모가 자녀를 축복하는 것 말이다. 자녀들에게 있어서 부모라는 존재는 주고 또 주고도 아까워하지 않는 은혜를 상징한다. 이렇듯 부모는 자녀에게 있어 엄청난 축복이다. 머나먼 이국 땅에서 자기를 무작정 따라 나온 딸이나 다름없는 룻에게 나오미는 어떻게 해서든 축복의 통로가 되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딸아 내가 너를 위하여 안식할 곳을 구하여 너를 복되게 하여야 하지 않겠느냐”(룻 3:1).

여기서 ‘복되게 하다’는 히브리 말을 문자적으로 번역하면, ‘축복이 되다’(be a blessing)는 뜻이다. 우리말로는 다소 어색한 면이 없지 않기 때문에 ‘축복의 통로가 되다’는 표현이 우리 정서에는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망해서 베들레헴으로 돌아온 형편이었지만, 모든 엄마가 그러하듯 나오미 역시 딸이나 다름 없는 룻에게 축복의 통로가 되어 주고 싶었다. 그런 거 보면, 엄마는 세월이 흘러도 엄마인가 보다.

그러나 내가 여기서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은 정반대다. 때로는 중력을 거슬러 물이 아래서 위로 흐르기도 한다. 남극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곤 하는데, 이는 급수압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파도, 조류, 쓰나미, 등이 물이 중력을 거스르는 흔한 예라고들 한다. 즉, 부모가 자녀에게 축복의 통로가 되듯이 우리 자녀들이 부모에게 얼마든지 복덩이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므로 당신도 축복의 물이 거꾸로 흐르게 하라. 시편 127편 3절에도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자녀가 부모에게 축복의 통로가 되는 방법은 무엇인가? 모압 여인 룻은 팔짱을 낀 채 무작정 기다리지 않았다. 베들레헴에 이민 온 룻은 다음과 같이 자신의 형편을 한탄하며 원망했을 수도 있다.

“이 나라 말은 하도 특이해서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내가 걱정할 건 또 뭐야? 시어머니가 어떻게 하시겠지, 뭐.”

“돈 어디 쉽게 벌 수 있는 방법 없을까?”

그러나 룻은 부지런한 까닭에 낯선 곳에서도 밭에 나가 이삭을 줍기 시작했고, 이를 본 보아스가 누구냐고 묻자 한 사환이 이렇게 대답했다.

“이는 나오미와 함께 모압 지방에서 돌아온 모압 소녀인데 그의 말이 나로 베는 자를 따라 단 사이에서 이삭을 줍게하소서 하였고 아침부터 와서는 잠시 집에서 쉰 외에 지금까지 계속하는 중이니이다”(룻 2:6-7).

하나님은 우리의 부지런함을 보고만 계시지 않고 반드시 축복하신다. 이삭을 줍는 룻을 지켜본 보아스는 그녀의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네 겉옷을 가져다가 그것을 펴서 잡으라 하매 그것을 펴서 잡으니 보리를 여섯 번 되어 룻에게 지워주고 성읍으로 들어가니라”(룻 3:15).

여기서 ‘여섯 번 되어 지워주었다’는 말은 곧 20킬로그램에 해당되는 어마어마한 중량을 가리킨다. 이로써 룻은 나오미에게 있어 크나큰 축복의 통로가 되었다. 나오미는 본래 베들레헴으로 돌아오자마자 전능자가 심히 괴롭혔다는 이유로 자기를 마라(쓴물이라는 뜻)라 칭하라고 하지 않았던가?(룻 1:20). 그런데 룻 덕에 이렇게 큰 복을 받다니? 상상을 초월하는 은혜였다. 이와 같이 자녀들 역시 부모에게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다.

“너는 낳기만 해. 내가 알아서 키워줄게!”이 말이 수 천 년 전에 나오미가 룻에게 한 말이라면 당신은 믿겠는가? 룻은 나오미에게 손자 아들을 안겨줌으로써 효도했는데, 할머니가 얼마나 좋아했으면 아기를 받아 품에 안고 양육자가 되었다고 성경이 증언했을까?(룻 4:16). 곧이어 나타나는 여인들의 노래를 주목하라.

“찬송할지로다 여호와께서 오늘 네게 기업 무를 자가 없게 하지 아니하셨도다 이 아이의 이름이 이스라엘 중에 유명하게 되기를 원하노라 이는 네 생명의 회복자이며 네 노년의 봉양자라 곧 너를 사랑하며 일곱 아들보다 귀한 네 며느리가 낳은 자로다”(룻 4:14-15).

나오미에게 있어서 룻이 얼마나 큰 기쁨이 되었으면 여인들이 일곱 아들보다 며느리가 낫다고 했겠는가? 이렇듯 자녀들 역시 부모에게 큰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맡은 일에 충성을 다하라. 작은 일에도 부모님께 순종하라. 엄마아빠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라. 그러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상급을 받게 될 것이다. 인플루언서 딸은 물을 거꾸로 흐르게 하여 부모에게 축복의 통로가 된다. 한평생 부모로부터 축복을 받았다면, 이제부터는 당신이 축복의 통로가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