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샤론 의 수선화,
골짜기에 핀 나리꽃이라오.
(남자)
가시덤불 속에 핀 나리꽃,
아가씨들 가운데서도
나의 사랑 그대가 바로 그렇소.
(여자)
숲 속 잡목 사이에 사과나무 한 그루,
남자들 가운데서도
나의 사랑 임이 바로 그렇다오.
그 그늘 아래 앉아서,
달콤한 그 열매를 맛보았어요.
임은 나를 이끌고
잔칫집으로 갔어요.
임의 사랑이
내 위에 깃발처럼 펄럭이어요.
“건포도 과자를 주세요.
힘을 좀 내게요.
사과 좀 주세요. 기운 좀 차리게요.
사랑하다가, 나는 그만 병들었다오.”
임께서
왼팔로는 나의 머리를 고이시고,
오른팔로는 나를 안아 주시네.
“ 예루살렘 의 아가씨들아,
노루와 들사슴을 두고서 부탁한다.
우리가 마음껏 사랑하기까지는,
흔들지도 말고 깨우지도 말아 다오.”
아, 사랑하는 임의 목소리!
저기 오는구나.
산을 넘고 언덕을 넘어서
달려오는구나.
사랑하는 나의 임은 노루처럼,
어린 사슴처럼 빠르구나.
벌써 우리 집 담 밖에 서서
창 틈으로 기웃거리며,
창살 틈으로 엿보는구나.
아, 사랑하는 이가 나에게 속삭이네.
(남자)
나의 사랑 그대, 일어나오.
나의 어여쁜 그대, 어서 나오오.
겨울은 지나고,
비도 그치고, 비구름도 걷혔소.
꽃 피고 새들 노래하는 계절이
이 땅에 돌아왔소.
비둘기 우는 소리, 우리 땅에 들리오.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무화과가 열려 있고,
포도나무에는 활짝 핀 꽃이
향기를 내뿜고 있소.
일어나 나오오. 사랑하는 임이여!
나의 귀여운 그대, 어서 나오오.
바위 틈에 있는 나의 비둘기여,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숨은
나의 비둘기여,
그대의 모습,
그 사랑스런 모습을 보여 주오.
그대의 목소리,
그 고운 목소리를 들려 주오.
“여우 떼를 좀 잡아 주오.
꽃이 한창인 우리 포도원을
망가뜨리는
새끼 여우 떼를 좀 잡아 주오.”
(여자)
임은 나의 것, 나는 임의 것.
임은 나리꽃 밭에서 양을 치네.
날이 저물고
그림자가 사라지기 전에,
나의 임이여,
노루처럼 빨리 돌아와 주세요.
베데르 산의 날랜 사슴처럼
빨리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