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예수 께서 제자들과 함께 배에 오르셔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 그들이 출발하여 배를 저어 가고 있을 때에 예수 께서는 잠이 드셨다. 그런데 사나운 바람이 호수로 내리 불어서, 배에 물이 차고, 그들은 위태롭게 되었다. 그래서 제자들이 다가가서 예수 를 깨우고서 말하였다. “선생님, 선생님, 우리가 죽게 되었습니다.” 예수 께서 깨어나서, 바람과 성난 물결을 꾸짖으시니, 바람과 물결이 곧 그치고 잔잔해졌다. 예수 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의 믿음이 어디에 있느냐?” 그들은 두려워하였고, 놀라서 서로 말하였다. “이분이 도대체 누구시기에 바람과 물을 호령하시니, 바람과 물조차도 그에게 복종하는가?”
그들은 갈릴리 맞은 편에 있는 거라사 지방에 닿았다. 예수 께서 뭍에 내리시니, 그 마을 출신으로서 귀신 들린 사람 하나가 예수 를 만났다. 그는 오랫동안 옷을 입지 않은 채, 집에서 살지 않고, 무덤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가 예수 를 보고, 소리를 지르고서, 그 앞에 엎드려서, 큰 소리로 말하였다. “더없이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님, 당신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제발 나를 괴롭히지 마십시오.” 예수 께서 이미 악한 귀신더러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고 명하셨던 것이다. 귀신이 여러 번 그 사람을 붙잡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를 쇠사슬과 쇠고랑으로 묶어서 감시하였으나, 그는 그것을 끊고, 귀신에게 몰려서 광야로 뛰쳐나가곤 하였다. 예수 께서 그에게 물으셨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그가 대답하였다. “군대입니다.” 많은 귀신이 그 사람 속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귀신들은 자기들을 지옥에 보내지 말아달라고 예수 께 간청하였다.
마침 그 곳 산기슭에, 놓아 기르는 큰 돼지 떼가 있었다. 귀신들은 자기들을 그 돼지들 속으로 들어가게 허락해 달라고 예수 께 간청하였다. 예수 께서 허락하시니, 귀신들이 그 사람에게서 나와서, 돼지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그 돼지 떼는 비탈을 내리달아서 호수에 빠져서 죽었다. 돼지를 치던 사람들이 이 일을 보고, 도망가서 읍내와 촌에 알렸다. 그래서 사람들이 일어난 그 일을 보러 나왔다. 그들은 예수 께로 와서, 귀신들이 나가버린 그 사람이 옷을 입고 제정신이 들어서 예수 의 발 앞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두려워하였다. 처음부터 지켜본 사람들이, 귀신 들렸던 사람이 어떻게 해서 낫게 되었는가를 그들에게 알려 주었다. 그러자 거라사 주위의 고을 주민들은 모두 예수 께, 자기들에게서 떠나 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들이 큰 두려움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 께서는 배에 올라 되돌아가시는데, 귀신이 나간 그 사람이 예수 와 함께 있게 해 달라고 애원하였으나, 예수 께서는 그를 돌려보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 집으로 돌아가서, 하나님께서 네게 하신 일을 다 이야기하여라.” 그 사람이 떠나가서, 예수 께서 자기에게 하신 일을 낱낱이 온 읍내에 알렸다.